제24장. 동쪽이라는 이유
아침은 여관 식당에서 시작되었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빛이 납작했다. 해가 아직 지붕 높이를 넘지 않은 시각이었다. 탁자 위에 빵 세 개와 수프 한 냄비가 놓였다. 카이는 이미 앉아 있었다. 에스텔은 그 맞은편에. 이안은 나중에 들어왔다.
카이가 수프를 저으며 고개를 들었다.
"오늘 출발 이후 경로."
이안이 자리에 앉았다. 쪽지가 손 안에 있었다. 주머니에 있던 것을 아침에 꺼내두었다. 이안은 그것을 탁자 위에 놓았다.
설명은 하지 않았다.
카이의 시선이 쪽지로 내려갔다. 멈췄다. 카이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쪽지를 집어 펼쳤다.
서쪽으로 가지 마라. 동쪽.
카이는 그것을 읽고 — 이안을 보았다.
"누가 보낸 거야?"
"모르겠어요."
거짓말이 아니었다. 이안은 아론이라고 판단했지만, 확인된 것이 아니었다. 필체도, 소년도, 발신인을 증명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이안이 아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 추론이었다. 추론은 확신이 아니었다.
카이는 쪽지를 다시 보았다.
"어디서 왔어?"
"어젯밤 우물가에서요. 심부름꾼이 두고 갔어요. 이름은 없었어요."
카이는 쪽지를 탁자에 내려놓았다. 손가락 끝으로 종이 면을 한 번 짚었다가 뗐다. 에스텔이 그것을 보았다. 집어 들지는 않았다.
잠시 침묵이 있었다. 빵을 뜯는 소리가 없었다.
카이가 먼저 말했다.
"현재 계획은 서쪽. 아크리움 방향으로 우회하는 거야. 길이 넓고 숙박지가 확인된다. 이쪽에서 아크리움까지 이틀 반."
카이는 지도를 꺼내지 않았다.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이었다.
"동쪽은 우회로야. 인원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 숙박 지점이 어떻게 되는지 나는 확인하지 못했어. 동쪽으로 돌면 아크리움까지 사흘 이상 추가. 길이 좁아지고 어떤 데서 막힐지 모른다는 얘기."
카이는 탁자 위의 쪽지를 다시 보았다.
"이게 왜 서쪽이 위험한지는 안 쓰여 있어."
"네."
"발신인이 누군지도 없어."
"네."
"내가 어젯밤에 마을 외곽 한 바퀴 돌았어. 서쪽 방향 도로 입구까지. 특이한 거 없었어."
이안은 그것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반박하지 않았다. 카이가 본 것이 없었다는 것이 쪽지를 무효로 만드는 것도 아니었지만 — 지지하는 것도 아니었다.
카이는 계속했다.
"근거 없는 정보는 정보가 아니야. 이 쪽지 하나로 확인된 계획을 바꾸는 건 — 그쪽이 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어."
이안은 듣고 있었다.
카이의 논리는 틀리지 않았다. 이안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반박할 근거가 지금 이 탁자 위에 없었다. 쪽지가 있고, 이안의 직감이 있고, 아론이라는 추론이 있었다. 셋 다 카이의 저울 위에서 무게를 갖지 못했다.
이안은 입을 열지 않았다.
에스텔이 말했다.
짧게.
"루미나에서 누군가 우리 골목에 발소리가 꺾이게 했어요."
카이가 멈췄다.
수프를 들려던 손이 중간에 있었다. 카이는 에스텔을 보았다. 에스텔은 카이를 보고 있지 않았다. 탁자 한 가운데를 보고 있었다. 눈이 어디를 향하는 것인지 불분명한 시선이었다. 설득하는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이안이 에스텔을 보았다.
루미나 골목. 추격자의 발소리가 방향을 틀었던 그 순간. 이안은 그것을 기억했다. 그때 뭔가가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 발소리가 꺾인 것을 에스텔이 이렇게 표현할 줄은 몰랐다. 에스텔이 그것을 내내 안고 있었다는 것도.
에스텔은 결론을 말하지 않았다. 이어 붙이지 않았다.
사실을 하나 내려놓았을 뿐이었다.
카이의 시선이 에스텔에게서 쪽지로 옮겨갔다. 오래 머물렀다. 카이는 숟가락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천천히. 손가락이 손잡이를 잠깐 잡고 있다가 놓였다.
이안은 카이를 보지 않았다.
저울이 기우는 것을 보는 것처럼 그 자리를 지켜보는 것은 — 이안이 할 일이 아니었다. 이안은 빵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카이가 말했다.
"동쪽으로 가자."
그리고 한 박자 뒤에.
"함정일 수 있어."
이안이 대답했다.
"네."
에스텔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냥 의자에서 일어났다. 짐이 의자 등받이에 걸려 있었다. 에스텔이 그것을 집어 어깨에 맸다. 동작이 느리지 않았다. 특별히 빠른 것도 아니었다. 그냥 — 멈추지 않는 동작이었다.
카이가 수프를 마저 마셨다. 이안도 빵을 다 먹었다.
세 사람이 식당을 나왔다.
마을 동쪽 길은 처음부터 좁았다.
서쪽 도로가 수레 두 대가 나란히 지날 만한 너비였다면 — 이쪽은 한 사람 반이 고작이었다. 돌이 깔린 구간이 없었다. 흙이 그대로였고, 풀이 길 가장자리를 가리고 있었다. 발자국이 드물었다. 이것을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처음 열 걸음 안에 드러났다.
카이가 앞장섰다. 속도는 어제와 같았다. 멈추지 않았다.
이안은 카이의 뒤를 따랐다. 에스텔이 그 뒤에. 세 사람의 발소리가 흙 위에서 고르지 않게 이어졌다. 길이 고르지 않아서였다.
이안은 걸으면서 쪽지를 생각하지 않았다.
쪽지는 다 소용된 것이었다. 탁자 위에서 그것이 해야 할 일을 다 했다. 카이가 들었고, 에스텔이 하나를 더했고, 저울이 기울었다. 그 이상을 이안이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이안이 알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있었다. 왜 서쪽이 위험한지. 이 길이 더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도. 함정일 수 있다는 카이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
그것들을 모두 안고서.
길이 이쪽이었다.
나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길 양쪽으로. 처음에는 멀리서, 그다음에는 가까이. 나뭇가지가 하늘을 좁혔다. 길이 더 좁아졌다. 두 발을 나란히 놓으면 풀이 걸렸다.
카이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주변을 살폈다. 눈이 가끔 오른쪽 나무 사이를 훑었다가 돌아왔다.
이안은 마나를 뻗지 않았다. 뻗을 이유가 생기면 뻗는 것이었다. 지금은 발이 길 위에 있었다.
에스텔이 걸었다. 어깨에 맨 짐이 움직임을 따라 가끔 기울었다가 돌아왔다. 눈이 앞에 있었다. 말이 없었다.
세 사람이 걸었다.
한 시간쯤 지나자 나무가 길 위로 더 기울었다.
가지가 겹쳐서 하늘이 흰 선들로 나뉘었다. 빛이 그 사이로 끊어져서 내려왔다. 그늘이 촘촘했다. 흙이 더 부드러웠다. 낙엽이 쌓인 구간이 생겼다. 발소리가 달라졌다.
카이가 잠깐 멈췄다.
아무 신호도 없었다. 그냥 멈춘 것이었다. 오른쪽 나무 사이를 보았다. 이안도 멈췄다. 시선을 같은 방향으로 두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새소리도 없었다. 바람도 없었다. 나무들이 그냥 서 있었다.
카이가 다시 걸었다.
에스텔이 그 자리를 지나쳤다. 발걸음이 느려지지 않았다.
이안은 그 멈춤을 이해했다. 카이가 불안을 느낀 것이 아니었다. 읽은 것이었다. 읽고 —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 다시 걷는 것이었다. 그것이 카이의 방식이었다. 이안은 그 방식을 배울 수 없었다. 같은 방법을 쓰는 사람의 몸을 갖지 않았다. 이안의 방법은 달랐다.
이안은 걸으면서 주변 마나를 가볍게 열었다.
기대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 감각이 가끔 그렇게 열렸다. 카이가 눈으로 훑는 것처럼 이안에게는 이것이 그 자리였다. 나무들 사이에서 흘러오는 것들. 대기 속에 낮게 깔린 마나가 있었다. 대지에서 올라오는 것. 숲이 있는 곳에서 느껴지는 종류였다. 특이한 것은 없었다.
이안은 마나를 거두었다.
에스텔이 오른쪽 나무를 보았다가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이안은 그것을 보았다. 에스텔이 무엇을 본 것인지는 몰랐다. 에스텔에게 물어볼 타이밍이 이안에게는 없었다. 에스텔도 말하지 않았다. 그냥 걷는 것이었다.
세 사람이 걸었다.
길이 조금 내려갔다. 완만한 경사였다. 경사 아래에 낮은 지형이 보였다. 습기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쪽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가까이 있는 것 같았다.
경사 아래에 작은 개울이 있었다.
돌 위로 흐르는 얕은 것이었다. 카이가 그 옆에 멈추었다. 수통을 꺼냈다. 이안도 따라서 꺼냈다. 카이가 물을 확인했다. 이안은 그 물에서 마나를 느끼지 않았다. 깨끗한 것이었다.
세 사람이 잠깐 머물렀다.
카이가 수통을 채웠다. 에스텔이 손을 물에 넣었다가 뺐다. 차가웠던 것이다. 표정이 특별히 변하지 않았다. 이안은 물을 마셨다. 목이 말랐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카이가 일어섰다.
"조금 더 가면 길이 다시 넓어질 거야."
확신이 있는 말인지 — 이안은 알 수 없었다. 카이가 이 길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카이 자신이 어젯밤 말했다. 숙박 지점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그런데 지금 이 말은 — 예측이었다. 혹은 확언처럼 들리도록 말해진 예측이었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에스텔이 일어섰다. 짐을 다시 어깨에 맸다.
세 사람이 개울을 뒤로 하고 걸음을 재개했다.
길이 다시 오르막이 되었다.
경사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낙엽이 쌓인 흙 위에서 발이 조금씩 미끄러졌다. 카이가 속도를 자연스럽게 줄였다. 이안도 보폭을 줄였다.
이안은 오르막을 오르면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 생각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 생각이 발에 내려가 있었다. 발이 어디를 밟는지. 다음 발이 어디에 놓여야 미끄러지지 않는지. 그것이 지금 이안이 하고 있는 일이었다. 생각이 아니라 계산이었다.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걷는 것이었다.
카이가 오르막 정상 직전에서 멈추었다.
손을 살짝 들었다. 정지 신호였다.
이안이 멈추었다. 에스텔도. 세 사람이 멈춘 자리에서 소리를 들었다. 이안은 마나를 조용히 열었다. 앞쪽 방향. 오르막 너머.
아무것도 없었다.
카이가 혼자 정상까지 올라가서 저편을 살펴보았다. 몇 초. 카이가 돌아왔다.
"짐수레 지나간 자국이 있어. 사람은 없어."
이안은 마나를 거두었다.
오르막을 다 올랐다. 저편에 길이 다시 이어졌다. 카이의 말이 맞았다 — 나무가 성글어지고 하늘이 넓어졌다. 길 폭도 조금 회복되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었다.
카이가 앞장섰다. 이안이 따랐다. 에스텔이 그 뒤에.
이안의 눈이 길 위에 있었다. 마나를 닫았다. 지금 이 길에 위험한 것이 없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나머지는 계속 걸으면 알게 되는 것이었다.
동쪽이라는 이유. 그것이 전부였다. 그것으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