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성도에 들어서다 (Into the Holy City)
네벨에서 루미나까지는 열사흘이 걸렸다.
산길을 넘고 강을 건너는 동안 세 사람은 말이 없었다. 네벨에서 본 것들이 아직 각자의 방식으로 소화되고 있었다. 카이는 붕대를 감은 왼팔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걸었다. 에스텔은 평소보다 한 박자 늦게 반응했다. 이안은 걸으면서도 머릿속에서 수정 잔해의 전송 경로 분기점을 계속 되짚었다. 아직 답이 없었다.
루미나가 보이기 시작한 건 열사흘째 저녁이었다.
능선을 넘자 분지 전체가 눈에 들어왔다. 흰 석재로 지어진 첨탑들이 석양빛에 물들어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제단처럼 층층이 쌓여 올라가는 구조였고, 그 정점에 교단 대성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창문마다 색유리가 박혀 있었고, 그 빛이 도시 아래까지 무지개처럼 내려앉았다.
"아름답군요."
에스텔이 말했다. 목소리는 평온했다. 그러나 이안은 그녀가 십자 대검 손잡이를 한 번 꽉 쥐었다 놓는 것을 보았다.
성문에서 신원을 밝히자 교단 위병이 눈을 크게 떴다.
"에스텔 사제님이십니까? 저희가 안내하겠습니다."
너무 빠른 반응이었다. 이안은 그것을 기억했다.
안내를 받아 교단 구역의 숙소에 짐을 풀었다. 창 너머로 성당의 첨탑이 보였다. 저녁 예배를 알리는 종소리가 도시 전체에 울려 퍼졌다.
이안은 창가에 서서 저녁 거리를 내려다보다가 교단 마법사 두 명이 광장을 가로지르는 것을 보았다. 습관적으로 마나 흐름을 훑었다. 그리고 잠깐 멈췄다.
뭔가 달랐다.
그들의 마나 흐름 기저에, 자신에게는 없는 구조가 있었다. 마치 물줄기가 외부 어딘가에서 흘러들어오는 것처럼 — 아주 미세했다. 이안은 안경을 고쳐 쓰며 시선을 거두었다. 피로 때문인가, 아니면 진짜로 본 것인가.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
"이안."
카이가 문 쪽에서 낮게 불렀다. 이안이 돌아보자 카이가 천장 쪽을 손짓으로 가리켰다.
"복도에 두 명. 숙소 밖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어."
에스텔이 자비를 벽에 기대 세우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환영 의식인가요?"
"아니요." 카이의 목소리는 건조했다. "감시입니다."
방 안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에스텔은 그 침묵 속에서 창밖의 성당을 바라보았다. 석양이 대성당 유리창을 통과해 쏟아지는 빛이 거리 위에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예상했어요."
에스텔이 조용히 말했다. 두 사람을 향해서가 아니라, 그냥 말한 것처럼 들렸다.